건강한 나르시시즘에 대한 잡설
- Ramblings K
- Mar 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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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자기애(나르시시즘)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맨날 본능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나 자기 외모 이런 부분에서 비판이 들어오면 “어? 그래?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러고 끝이다.
더 이상 생각을 안 한다. 남의 말에 안 휘둘린다. 생각을 해야 개선의 여지가 있는데 생각 자체를 안 한다. 그러니까 당신이 그 사람에게 무엇도 되어 줄 수 없는거 잘 알면 바꾸려고 하지마라. 그냥 그렇게 사는것이 너무 몸에 베어버려서 생각으로 까지 안 이어지면 그걸로 온전한 인간 구실을 너무 잘 하는거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자기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만 배려를 하고 자신이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다. 자기 사람 아니면 굳이 자기 에너지를 소진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그거 모아서 자기 가족한테 퍼주고 자기 절친들한테 퍼준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절대 작위적이지 않다. 사람이 작위적이 되려면 머리를 항시 굴려야 한다. 이러면 멘탈 건강한 사람 보다 에너지 소진이 더 빨리 된다. 몸도 의식적으로 쓰니까 더 몸의 제스쳐도 커지고 정신도 더 초조해지고 말이다. 그래서 작위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되는지 그 목적을 아주 뚜렷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소설가 김영하가 자기는 일부러 집에 4시간씩 누워 있는다고 하지 않았나? 이 사람은 자기 신체의 한계점을 잘 아는 사람이다. 얼마만큼 자고 얼마만큼 사람을 만나야하고 어떤 사람들이 자기를 힘들게 하면 손절해버리고 그러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몸의 에너지를 영리하게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싫으면 싫다고 하고 거절을 하면 당신은 시간, 에너지, 돈 다 절약하는거다. 싫은 사람은 안 만나면 되고 싫은 부탁은 안 해주면 된다. 돈 꿔달라, 소개팅 주선 해달라 뭐 해달라 요구가 들어오는데 이 사람이 나에게 그닥 큰 의미를 가지는 사람이 아니면 건강한 멘탈 가진 사람은 그냥 단박에 거절한다. 어차피 부탁을 하는 입장에선 그냥 다른 사람한테 알아서 갈꺼다. 돈이 급한 사람은 자기가 얻는거 얻을 때까지 사람 바꿔가면서 시도 한다. 그리고 어차피 나랑 친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왜 그렇게 신경을 쓰겠나. 이 선이 정말 명확하다.
절친에겐 진짜 큰돈 쓸때 흔쾌히 쏜다. 왜냐하면 내가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은 내가 그 사람이랑 서로 의지를 하면서 좋은 추억도 만들고 아주 큰 기쁨을 얻기 때문에 이건 자기가 살아가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거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멘탈 건강한 사람은 귀신같이 같은 부류 알아본다. 그 사람들끼리 그냥 그 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이런게 상충하기 때문에 같이 논다. 그래서 친분이 진짜 오래 간다. 서로 기가 안 빨리기 때문이다.
사람이 시간이 24시간이 주어졌다고 해서 이걸 시간 단위로 쪼개서 이런 계획표를 짜고 그것에 맞춰서 살아가려고 하는건 내 관점에선 몸을 혹사 시키는것이다. 사람 몸은 신체 에너지도 정신적 에너지도 어느정도 한계점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정말 큰 시련에 닥치면 그 상황이 주는 쇼크만으로 내 몸의 에너지가 어느정도 그냥 아무것도 안 했는데 증발해버린다. 이게 체력이 되었던 정신력이 되었던 결국 둘 다 나는 같이 붙어 따라다니는거라고 본다. 시련을 겪는 상황에선 내가 그냥 하루에 소진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내가 평온할때랑 비교하면 훨씬 낮은거다. 그럼 무리를 안 하는거다. 건강한때가 미련에 남아서 돌아가려고 그 시절 스케쥴대로 몸을 돌리면 그건 혹사다. 그러면 자빠진다.
어느 직장인들은 집에 와서 그대로 뻗어서 내리 10시간을 잤다 이런 얘기를 꺼내면서도 약간 수치심을 비칠 때가 있다. 그렇게 잘 줄 몰랐다면서. 무슨 작업이랑 독서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면서 말이다. 몸이 본능적으로 그냥 자고 싶어서 잔거다. 당신이 종이에 짠 계획표는 당신 몸의 일부분이 아니다. 그 계획표 몸에 붙인채로 태어났나? 내가 어찌 어찌 살다가 잡게 된 삶의 이상은 내가 그냥 만든 꿈이다. 그건 허상인거다. 그런 부푼 꿈, 이상을 지니고 태어나는 갓난 아기는 이 세상에 없다. 나는 이거 정말 죽을직전까지 가서야 깨달았다. 정말 나처럼 고통 받고 나서야 깨닫지 말았으면 좋겠다.
통장에 잔고가 2억일땐 샤넬을 사겠다 결심을 하지만 잔고가 200인데 어떻게 700짜리 샤넬가방을 사려고 하나. 프로이트도 이런 컨셉을 심리적인 상태를 경제학적으로 접근한거다라고 하는데 결국 신체의 한계점을 찾는 그런거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한거 같다. 이게 참 애매하고 추상적인건데 내몸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게 된다.
남자의 경우 아내를 위해서는 다 해준다. 마치 자기 혈육처럼 지킨다. 막 삐까뻔쩍한 선물을 사서 아내의 호감을 사려고 그렇게 매일 매일을 로맨스 판타지에 젖어주게끔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아니다. 멘탈 건강한 사람들은 뜬구름 잡으면서 안 산다.지독한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딱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를 해준다. 그리고 아내가 요구하면 약간의 저항은 있겠지만 자신의 삶패턴도 기꺼이 다 바꿔줄 수 있다. 거지굴 같이 혼자 사는게 편해서 그렇게 살더라도 아내가 어느정도의 깔끔함을 지켜 달라 요구하면 쉽게 수긍하고 고친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다른데서 기 안빨렸으니까 그렇게 해줄만한 에너지가 있는거다. 이게 자기가 지쳤는데 자신의 몸을 갈아서 하는게 아니다. 원래 자기 아내에 쓰는 에너지는 항상 크게 잡는다. 이게 시간 이런게 아니라 에너지 단위다.
심란할땐 단순 작업해야 한다. 머리가 심란하면 그 심란한 가운데 정신력 소진 된다. 그래서 머리가 지친다. 그런 와중에도 직장에서 노동을 해야 하면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고객 상대로 컴플레인 받아주고 그러면 마인드가 못 견딘다. 그런데 그런 상황 다가오면 그냥 그날은 칼퇴를 하던지 암튼 최대한 집에 빨리들어가서 누워있는거 밖에 답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왜 피트니스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나. 기가 빨릴때로 다 빨려서 머리에 에너지가 없는데. 멘탈 건강한 사람들은 심신이 지치면 신호를 빨리 감지한다. 그리고 쉬는걸로 대체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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