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알아?
- Ramblings K
- Jan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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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종 전환후에 취업 처음으로 하고 나서 뭣도 모르던때 한번 협회에서 졸업생과 경력 꽤 많은 종사자와 연계해주는 커리어 멘토링 프로그램에 신청한 적이 있다.
거기서 유대인 할배를 소개 받았는데 그 할배 사무실까지 내가 러시아워를 뚫고 두시간을 운전해서 찾아갔지. 근데 거기서 대뜸 나보고 물어 보는 말이 앞으로 5년, 10년 계획은 뭐냐고 했음.
그런거 머리에 두고 살만큼 내가 그렇게 머리 빠릿 빠릿한 놈도 아니고 지금 12개월짜리 계약직 겨우 얻었는데 내가 5년후에 뭘 이룰지 어떻게 알겠음? 당장 1년 후도 모르겠는데. 그래서 그냥 뭐 버틸때까지 버티고 차츰 생각해봐야죠 그랬음.
그러니 이 할배가 화이트 보드 앞에 가서 마커를 꺼내들더니 공무원으로 10년 가면 고정적인 수입은 있지만 연봉은 어느 수준에 얼어버릴꺼고 펌에서 일하면 첫 10년은 어렵겠지만 나중에 자기 사업을 차리면 순이익이 엄청나다 막 침 튀겨 가면서 그래프 까지 그리데? 열정은 높이 사겠음. 오늘 첨 보는 애 한테 그렇게까지 해주고.
이 할배가 첨 사무실 소개할때 자기 직원이 어디 공무원으로 취직하는 바람에 지금 한 자리가 빈다고 하길래 아 저 할배가 공무원에 대해 가진 억하심정도 뭔가 이해가 간다 싶긴 했음.
막판에 그 할배가 나에게 “너는 참 야망이 없구나.” 라고 멘트를 치는 바람에 다시는 안 찾아 갔음 ㅋㅋㅋㅋㅋㅋ
그래 납작 엎드려서 노예처럼 존버하다가 돈 많이 불리는 걸 야망이라고 하면 그래 난 그런거 없다. 할배 내가 당신 7시 반에 만나서 9시 되는 시간에 빠이빠이 했는데 그때까지 그 사무실에 직원들 남아서 잔업 하고 있었잖아 ㅋㅋㅋ
2. 그리고 부터 약 3년 반 후. 계약직 연장 되서 정규직 되고 그 직장에서 얼추 3년 6개월 넘어 갈때쯤 난 사내의 가십과 정치질이라는것에 새롭게 눈이 뜨였음. 맨날 쪼끄만 사무실에서 캐드질이나 할 줄 알았지 그 큰 곳에 수십명이 득시글 거리는데서 일을 하니까 가십이 장난이 아닌거라.
그때만 해도 난 입은 걸걸하지만 엄청난 PC충이어서 ‘어떻게 사람들이 승진의 기회도 없는 이런 적막강산에서 패거리를 만들고 정치질에 가십을 할까?’ 이런 생각을 했음. 그러다 보니 직장에 노이로제가 걸렸음. 그래서 몰래 이직을 알아보고 면접을 한 12번 봤나 빠꾸도 먹고 이래 이래 해서 지금 직장에 왔음.
그런데 또 상사한테는 다 털어 놓을수는 없으니까 그냥 몇명이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심리적 압박을 줬다 뭐 그런 얘기를 털어 놨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완전 상병신 짓임. 그것만 생각하면 자다가 하이킥 함. 내가 그냥 <인간 군상>에 대한 환멸을 느낀걸 그 직장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환멸로 착각 한거임. 그땐 내가 뭔 정의의 사도라도 된거 마냥 사람들 뒷다마 하는걸 밀고를 하고 그런 꼴이나 마찬가지인데 30년 거기서 일한 내 매니져는 얼마나 그게 뉴비들이 뭣도 몰라서 삽질 하는걸로 보였겠엌ㅋㅋㅋ
현 직장 분위기는 어떠냐고? 전 직장이랑 똑같짘ㅋㅋㅋ 사람들이 직장에서 하는짓이 다 거기서 거긴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 잡았던 첫 직장이라서 선택권이 없었던 나는 허가쪽에서 일을 했는데 직장에 환멸도 느꼈겠다 기왕 원래 하고 싶던걸로 하자 해서 계획쪽으로 옮겼음. 그러면서 25년 근속 기념으로 직장 로고가 새겨진 금장 시계까지 받았던 팀장한테는 이제 4년도 다 채워가는데 지금 방향을 틀지 못하면 나중에 못 할꺼 같아서요라고 둘러댔는데. 그때 팀장의 말이 인상적임.
“넌 참 야망이 많은 사람이구나.”
참 이랬다 저랬다 남의 말에 쉽게 귀 팔랑 거릴게 못 된다는건 이 두가지 사건으로 알게 됨. 난 야망도 많았다가 야망도 없었다가 이러는 사람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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