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불안과 심리치료

살면서 수많은 심리치료사들을 만났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공감력 없는 사람들도 있고 나르시시스트인 사람도 있었음. 종교관이 뚜렷한 사람도 있고.

나는 가정의에게 우울증 약을 타서 받아 먹고 있던터라 의사 소개 받아서 심리치료사들을 만난 루트가 많음.

치료사와의 합이 맞는것도 중요하고 내 과거에 대한 사색을 그만큼 했느냐도 중요함. 얼만큼 나의 속마음에 대해서 알아야하는지 그게 너무 중요함. 이걸 인사이트라고 하는데 이게 아예 없다 시피 하는 사람도 있음. 이런 사람들은 치료의 난이도가 너무 높음.

개인적으로는 심리적인, 정신적인 문제의 원인은 환자 본인이 아예 몰라서가 문제가 아니라 심하게 부정하거나 꼭꼭 숨기는데서 기인하는거라고 봄. 그러기에 나에 대해서 뭐든지 다 꺼집어 낼 수 있는 신뢰관계가 형성 되지 않으면 심리치료는 제대로 될 수 없음.

나도 어릴적에는 너무나 의심도 많고 사람을 못 믿었고 내 자신에 대해 왜곡되게 아는게 너무나도 많은데다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확답 조차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나를 몰랐음. 그러니 심리치료사를 만나도 뭔 말을 해야 할지 우물 쭈물하다 포기 하고 그러기를 몇번을 했음.

아마도 내가 그런 치료를 받을 만한 정신적 준비가 되었었다면 치료가 더 속도가 붙었겠지만 그것도 그 당시엔 그 상황 자체가 내가 어찌 피해갈수 없는 숙명이었다고 생각 함. 내가 처한 가족 상황이나 다른걸 다 봤을때 내 상태가 그 정도였을 수 밖에 없었던거고 어떻게 노력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생각 함.

나 같은 경우는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터진 하나의 에피소드일 뿐이고 내 삶 자체는 그냥 불안증 그 자체임. 가족의 서포트가 하나도 없으니 불안은 강박장애, 거식증, 공황장애 이런 모양으로 계속 이어졌음. 우울증은 그 강박에 강박이 이어지니 정신적 에너지가 소진 되어 (영어론 burn out이라 할꺼임) 버린것이었고 입원까지 가게 된 상황은 내가 우울증약을 너무 급하게 바꿔버린 나머지 겪어 버린 부작용에 인한 환청을 병원에선 성급하게 분열성 에피소드를 동반한 극심한 우울증으로 진단을 내려 버린 이유 때문임.

몇주를 병동에 있으면서 내 불안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음. 오히려 내 몸의 각성 상태는 그 기점으로 더 올라갔다고 봐야 함. 정신병동에 입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에겐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일반인으로 살아가기엔 이제 종을 쳤다고 봤음. 그렇게 밖에 안 보였음. 한국의 그 서슬퍼런 정신병동의 모습은 아니고 그냥 요양원, 재활원이라고 봐야겠지만 아무래도 어제까지는 그냥 우울하기만 했던 일개 대학생이었던 내가 정신병동 환자로 변한것이 너무 억울하고 어이가 없고 그랬지. 정신병에 대해 사람들이 가질 편견이야 어딜가나 있으니까.

내 문제는 불안인데 그 뿌리 깊은 문제가 병원에서 치료가 될리가 있나. 조현병에 쓰는 쎈 약, 우울증 약으로 일단 사람 몸을 반쯤 죽여 놓고 감정 상태는 중립으로 되돌려 놓을수는 있었음. 퇴원후 한 8년간을 그 상태로 유지를 했음. 그런데 불안은 안 사라짐. 내가 그때 겪었던 각성상태는 몸에 반응으로 드러날 정도로 심했음. 다리 떠는걸 멈출수 없다거나 바깥 바람을 쐬려고 요양하는 상태에서 4-5번을 나가길 반복하고 그냥 몸이라도 굴려야지 가만히 있으면 미쳐버리겠다는 찝찝한 기분이 계속 들고.

그래서 대학원때 잠시 보다가 관둔 심리치료사 선생님을 8년 만에 다시 찾아 갔음. 그때 당시 그 분이 리액션은 여자분처럼 막 자상하고 오지랖스럽지는 않아도 제일 객관적이란 생각이 들었거든. 나는 아무래도 내 사고방식이나 행동 패턴 이런걸 제일 객관적으로 봐줄 사람이 필요 했으니까. 위로보단 이게 정상인지 확인 받는게 우선이었고.

그러면서 엄마의 비이성적인 사고방식이 저절로 화두가 되었음. 솔직히 그때 그 선생님을 찾아간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이 부모들이랑 계속 살면 내 인생이 통째로 먹혀 버릴꺼 같아요. 인간같이 도무지 보이지가 않네요.” 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서였거든. 그리고 상담을 하면서 부모와 연을 끊고 내가 살면서 겪었던 불안 중 가장 강력한걸 최단기간에 맞았고 각성상태는 내 인생 최대치로 올라갔음. 회사생활을 하면서 공황이 하루에 5-6번 오고 화장실에서 숨어서 무서워 죽을꺼 같아서 울다가 나와서 태연한척 일하고 이걸 반복을 했음 한 두달간.

심리치료는 정말 우울과 불안에는 약물보다 더 필요하다고 봄. 허나 나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내가 여지껏 부정했던 걸 뚜렷하게 보는 순간 그 고통 또한 상상조차 힘듬. 해야하지만 이렇게 까지 고통을 맛봐야 하나 싶고. 그렇지만 그 스테이지에 들어가는 순간 당신은 평생을 뒤흔들던 정체모를 불안과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거나 마찬가지임.

 
 
 

Comments


  • White Facebook Icon
  • White Twitter Icon
  • White Pinterest Icon
  • White Instagram Icon

© 2023 by Design for Life.

Proudly created with Wix.com

Thanks for submitting!

Rambling's Blog is a Personal Blog with a focus on Mental Health Recovery & Philosophy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