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통해 느낀 점
- Ramblings K
- Oct 14, 2020
- 3 min read
퇴직한지 1달 넘어가는 시점에서 지난 4년간 쌓여왔던게 매일같이 폭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으므로 근무후에 짬이 날때마다 전직장 건물에 가서 빈건물에다 대고 쌍욕을 하고 그렇게 분을 풀고 온다. 의식의 흐름대로 나오는 개소리지만 고 김대중 선생이 정 안되면 벽에다 대고 욕하라고 했었다. 뭐 욕한다고 그 망할구석이 더 나아질 방법은 없겠지만 홧병은 막아야 하니까 말이다.
어떻게 제정상으로 돌아가는게 하나도 없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국밥처럼 말아먹는지 대단할 따름이다.
일단 그곳에 있는 두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족같음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한 그룹은 외향형 나르시시스트들이고 두번째 그룹은 극도로 신경질적이면서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이다.
외향형 나르시시트들은 뭐 말 그대로 돌아다니면서 남 험담하고, 면전에서 남 까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팀내에서 지들 서클 만들고 뭐만 해도 그 배의 칭찬을 받으려고 이곳 저곳 쑤시고 다니는 그런 부류다. 뭐 얘네들이야 지들 직업 능률면에선 아주 나쁘다. 그래도 매니지먼트에는 크게 관여를 하고 다니지 않기때문에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눈꼴 사나운 정도다.
낮은 자존감때문에 항상 안절부절 하는 애들이 직장의 상사 역할들을 다 잡았다는게 큰 문제다. 본인들 자체가 지들 능력에 대해서 크게 확신이 안 서는지라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나보다. 그래서 프로모션을 얻고 위치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언제 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아진다. 상사로써 지가 죽어라 일을 더 한다고 해서 본인의 직책이 보장이 되는게 아닌걸 아니까 어린애들을 막 쪼아댄다.
대놓고 난척하는 나르시시스트들도 개같지만 얘네들이 일의 능률과 직장내의 팀 불화에 미치는것도 어마무시하다.
예를 들면
어차피 오늘 부하직원이 한거 검토 할 시간 없는거 아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까지 해 놓으라고 쪼아댄다. 어린애들이 분주히 움직이지 않으면 본인 자리가 위태로와질 꺼란 생각이 드나보다.
팀내에서 다른 애들을 이겨먹는다고 해서 큰 이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애들 보다 더 완벽하고 빠르게 일을 해야 한다며 팀내의 불화를 부추기는것도 부지기수다. 같은 직장사람들 이겨먹으려고 협동을 하지는 않잖나.
그리고 부하가 야근을 해가면서 매시 매분 빠릿 빠릿일을 해야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으니 고마움은 커녕 이걸 계속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
부하 하는일에 대해서 일거수 일투족 다 알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해오면 또 맘에 안 들어서 지가 또 다 뜯어 고치고선 앞으론 어떻게 개선을 해야 한다는 어떤 언질이나 이런것도 없음. 그러니 밑에 있는애들이 연차가 쌓여도 상사한테서 배운다기 보단 지가 알아서 그냥 독학하는 수준.
자존감이 바닥이니 얘네들이 윗선에게 보고할때는 지들 미운털 박힐까봐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윗선에서 만약 전혀 할 수 없는 프로젝트에 비현실적인 데드라인을 요구해도 끽 소리도 못하고 네네 그러면서 다 받아온다. 그러면 일의 양은 감당할 수 없이 늘어 난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도 참 족같이 해서 같은 타입의 보고서가 결제 못 맡고 반쯤하다 버려진것들이 5-6개 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
같은 업무를 얘, 쟤 이렇게 여러명한테 동시에 시킨다. 이건 진짜 병신같다. 첫애한테 시키는 도중에 두번째 한테 또 시키면 더 빨리 할까 싶어서 걔한테 또 접근하고 또 다른애한테 접근하고... 이런 삽질로 잃는 노동력 진짜 상당하다. 괜히 가만히 있는애들은 전투장으로 끌려 나와서 누가 누가 빨리 하나 경쟁하게 되고 1인이 그냥 하게 냅두면 되는거 여러명이 같은 업무를 동시에 보는 병신같은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그 직장이 돌아가냐면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거의 140% 업무를 하면 거기서 한 40%를 상사의 삽질, 부하직원 본인이 노하우가 없어서 이미 했던일을 다시 하는 삽질 이런식으로 버리는거다. 그냥 노동력을 갈아 넣으니까 가능한 얘기.
암튼 전직장을 통해서 어떻게 해야 회사를 말아먹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터득은 한거 같다. 이러니 손털고 떠날애들은 애저녁에 떠났고 잔챙이들만 남아서 그 빈자리 꿰차고, 능력에 대한 합당한 승진이 아니니까 또 뽀록날까 들켜서 전전긍긍하고 이렇게 악순환의 반복. 또 되도 않는 경력으로 승진을 했는데 또 괜찮은 기업가려면 3-4년 경력으로는 시니어 못 달거든. 그러니 또 자존심에 주니어 자리로 이직은 못하겠고 그러니 또 잔챙이들은 계속 거기에 뼈를 묻음.
나야 처음에는 이직하면서 승진해서 가니까 왠 개꿀이냐 했더니 왠걸, 그냥 되도 않는 애들 뱃지 달아주고 존나게 부려먹는거 였음. 게다가 부모랑 절연하고, 집 문제로 또 다시 법적으로 준비하고 이러는 와중에 직장까지 또 바꾸는건 멘탈상엄두도 안 나니까 그냥 될때까지 버틴거지. 운좋게 딱 경력 8년 맞춰서 제대로 된곳으로 이직 한거니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이번 이직을 하면서 무조건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걸 세삼스레 느꼈다. 괜히 어느 직함 달때 몇년 이상 경력 요구하는게 아니거든. 그거 안 맞추고 승진해서 뭐 지들이 학창시절 월반해서 조기 졸업하는 기엄을 토한다고 착각하는데 그건 경기도 오산이고. 결국엔 개같은 직장이니까 직함이라도 좋은거 빨리 빨리 달아줘야 지들한테 붙어있으면서 착취 당하는걸 아니까 일종의 명예뿐인 직함으로 낚시질 하는거였을 뿐. 직함에 목 매달면 좆되는거다 아주.

Comments